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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명절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례적으로 긴 연휴인데 그동안의 수고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쉼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한 성도님 가정의 초대로 통영에 1박 2일 낚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맑은 공기를 마시며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보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네요.^^
베테랑 낚시장인(?) 형제님 두 분이 팔뚝만한 숭어를 잡으셨는데, 짧은 시간에 연속으로 세 마리나 낚으셨습니다. 완전히 수지맞은 거죠! 회 뜰 생각에 모두 신나서 살림망에 넣어두고 계속 낚시를 하다가, 점심시간이 다 돼서 철수를 하려고 물속에 넣어둔 살림망을 들어올렸는데… 이게 웬걸, 파도에 망 입구가 열려서 숭어가 다 도망가 버린 겁니다! 거기에 그대로 있을 거라고 찰떡같이 믿었는데, 방심한 사이 모든 걸 잃고 나니 참으로 허망했습니다.
나중에 어느 청년이 놀리듯이 이 에피소드를 설교 예화로 쓰라고 하더라고요.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동시에 한 성경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야 하나요. 사역이 업은 아니니 직분병(?)이 되겠네요.ㅎㅎ
[고린도전서 3:14-15]
14 어떤 사람이 그 기초 위에 세운 일이 남아 있으면 그는 보상을 받고
15 어떤 사람의 일이 불타면 그는 보상의 손실을 당하리라. 그러나 그 자신은 구원을 받되 불에 의해 받는 것 같이 받으리라.
앞 구절의 문맥을 보면, 여기서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 즉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복음 혹은 구원을 뜻합니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이 기초 위에 일(행위)을 쌓게 되는데,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불이 그 ‘일의 종류’를 시험하여 보상의 득과 실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일의 종류라는 것은 행위의 동기와 태도, 그리고 성령 안에서 이루어진 것인가에 대한 물음일 것입니다.
우리는 구원을 받은 후,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사랑으로 어쩌면 짧은 시간에 연속으로 보상이 될 만한 일들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은 사라지고 사랑은 식어서 영적으로 방심하는 상태, 혹은 방황하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매너리즘과 함께 신앙생활은 건조한 습관이 되어버리고, 예배는 사람들 눈치만 보는 피상적인 버릇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보상의 손실을 당하여 허무하게 텅 비어 있는 ‘살림망’을 보게 될 것입니다. 나의 행위와 보상이 거기에 그대로 있을 거라고 찰떡같이 믿었을 테지만요.
즐거운 연휴에 너무 무거운 언사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성도님들의 살림망에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열매와 보상이 가득하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늦은 밤이었는데도 길이 막혀서 통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데 6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도 운전하면서 성도님들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능청스럽지만 성도님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이렇게 생색내 봅니다.^^
남은 연휴 평안히 잘 보내시고요,
주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