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이
눈을 열어 걸어 온
한 해를 뒤돌아보니
거칠고 뾰족하게
각을 세운 마음돌들로
둥굴고 매끄러운
뭉돌 되었습니다.
물살의 어루만짐이듯
주님의 품으심이 흘러간
자국이었습니다.
마음을 열어
묵은 삶을 들여다보니
많은 시간들 속에
곁가지 드러냄들로
참 나무 되었습니다.
존재를 볼 수 없는
시간의 가르침이듯
주님의 낮아짐이 흘러간
자국이었습니다.
어제를 걸었고
또 주신 하루로 고여진
마음샘을 들여다보니
무수히 들어찬 생각들로
정결한 마음샘 되었습니다.
고요의 가라앉힘이듯
주님의 사랑의 손길이 흘러간
자국이었습니다.
또한
연약함으로 품었던
걱정들을, 모남들을
드러냄을, 허물들을
세상에 흔들림 속에서
묶인 많은 죄악들에서
어제의 자국들을 다 묻으셨습니다.
어제의 자국들을 다 지우셨습니다.
그렇게 오늘
어제와 같으면서 또 다른
새해에 새 마음그릇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선물로 주신 새 마음 그릇에
주님께 드리는 깊은 감사로
새 마음 그릇을 채우고도
감사자국으로 흘러넘칠
새해의 첫날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