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내의 지인을 통해 접한 어느 사역자의 글입니다.
소망복지원 낙원교회를 섬기는 사역자의 글인데요,
단순한 간증이지만 마음에 감동과 귀감이 되는 글이라 성도님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때때로 사치스러운 저의 마음과 신앙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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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성도님 대부분은 맹인이시다.
일단 기본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시고
거기에 간질, 치매, 정신분열, 편집증, 피해망상, 다운증후군과 같은 각종 정신적 질환을 갖고 계신다.
교회라기보다는 종합병원에 가까운 이 곳에서 나는 담임 전도사다.
처음 설교 단에 서서
성도님을 얼굴을 쭉 훓어보며 가슴이 답답했다.
한 성도님은
돌아가신 어머니 산소 앞에서 삼 일 내내 울다보니 눈이 멀었다고 한다.
눈이 멀어 남편에게 소박 맞고 우여 곡절 끝에 이곳까지 오셨다.
또 다른 성도님은 지하철에서 기타를 연주해서 번 돈으로 힘들게 아파트를 구입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아들의 아파트를 빼앗고, 아들을 버렸다.
그 아들이 매 시간 예배 반주를 한다.
돈을 벌겠다고 상경했는데 불량배를 만나 머리를 잘못 맞는 바람에 눈이 멀고,
그 충격으로 시도 때도 없이 웃으시는 분도 계신다.
창 밖이나 거울을 보면서 군대가 쫓아온다고 소리를 지르며, 가끔은 내 멱살을 잡고 당장 여기서 나가라고 하시는
조금 과격하신 형님도 있다.
성도님들 얼굴에는 저마다 사연이 담겨있다.
무엇으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 것인가?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에게,
사랑하는 가족에게 버림받은 분들에게
주님의 은혜로 성공한 어떤 장로님의 간증이 감동이 될까?
좋은 대학에 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좋은 곳에 취직하라고 할 수 있을까?
한 때 유행했던 '내려놓음'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이분들은 내려놓을래야 내려놓을 것이 도무지 없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복잡할 때, 답은 단순 진다.
이곳에서는 오직 '천국 복음'과 '예수님의 다시 오심' 밖에는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래서 매 시간마다 찬송가 168장,
'하나님의 나팔소리'로 예배를 시작한다.
많이 아프시죠..? 많이 힘드셨죠..?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있잖아요, 저기 저 하늘에 진짜 우리 집이 있어요. 우리를 저 곳으로 데려가시기 위해서 예수님이 오셨어요.
자 다 같이 저를 따라해 보세요.
"예수님, 어서 오세요, 보고싶어요."
초대교회 성도들의 신앙이 마라나타 신앙이라고 했던가?
오늘 이 곳은 '예수님'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는 곳이다.
오직 복음만을 외치지 않으면, 설 수 없는 강단.
사역자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을까?
저번 주에는 영순 성도님이 특송을 했다.
'똑바로 보고싶어요 주님'
나는 울었다.
홍숙 성도님도 특송을 한다.
'오 신실 하신 주'
나는 또 울었다.
나와 아내는 맨날 운다.
버림받고 상한 몸이지만,
하나님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신 적 없다는 이 분들의 고백 앞에서 어떤 불평도 원망도 힘을 잃는다.
우리 부부는 행복하다.
산소와 군부대 밖에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과 함께 오늘도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린다.